일본의 체인 음식점 오오토야는 전국에 체인이 있는 서민(?)음식입니다. 예전에는 서민음식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는데 얼마전에 가보니 서민들 먹기에 가격이 많이 올랐더군요. 하긴 모든 물가가 상승했으니 이해는 합니다. 어쨌든 서민에 물음표(?)를 붙여 서민 음식 일수도 있다 정도인 걸로...
파란 간판의 오오토야(大戸屋 ootoya)입니다. 푸짐해 보이는 음식 사진이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먹기 편한 가정식 백반 메뉴들입니다.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의 내부는 오래 앉아서 수다 떨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편히 밥 먹을 수 있는 편한 분위기입니다.
자리를 안내받고 주문은 큐알 코드로 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스태프분은 사라졌습니다. 조금 이른 저녁시간이긴 했는데 홀에 1명이 모든 좌석을 대응하고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주문도 큐알 코드로 계산도 기계 계산대에서 하고 스탭은 자리 안내와 주문 음식 가져다주는 일만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주방에는 여러분이 계셨으니 홀에 손이 모자라면 도움을 받겠지만 어찌 되었든 기계가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하는 세상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오오토야의 메뉴 일부입니다. 예전보다는 올랐지만 밥 한 끼 하기에 적당한 가격인 듯하고 사이드 메뉴도 풍부합니다. 풍부한 메뉴 중에서 제가 콕~!! 찝어 먹고 싶은 메뉴가 있어서 들렀습니다.
그건 바로 바쿠단 동(ばくだん丼)
바쿠단은 한자로 爆弾 즉 폭탄이라는 뜻인데 재료를 보시면 낫또, 오쿠라, 마 등 끈적거림의 폭발적이라 이름이 폭탄 덮밥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저의 추측.. 현실은 다를 수 있음). 큐알 코드를 읽어 바쿠단 동을 시키려는데 자꾸 눈에 밟히는 메뉴가 있습니다. 번쩍거리는 탕수육처럼 보이는 메뉴판 겉표지에 있는 대표음식인 구로스(黒酢)앙 메뉴.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시킬까 짬뽕을 시킬까의 고민과 버금가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아~ 참! 짬짜면이란 게 있지!' 두 개를 다 시키면 되죠..^^; 이른 저녁에 2인분을 먹기엔 좀 그렇고 사이드 메뉴에서 둘 다 주문했습니다.
- 오토우후 네바네바 코바치(お豆腐ねばねば小鉢)
- 미니 토리노 구로스 앙(ミニ鶏の黒酢あん)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보시기에도 정말 건강한 밥상 아닌가요?
비록 의도했던 바쿠탄 동을 먹진 못했지만 비스므리한 두부 네바네바(끈적끈적) 고바치로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오토우후 네바네바 코바치는 간이 되어 있지 않으니 와사비와 오오토야 특제 간장으로 간을 해서 드시면 됩니다. 먹다 보니 너무 간단한 음식이라 집에서 해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이 현실이 되는 후기로 이어집니다.
오오토야 후기(?)
오오토야를 나와 슈퍼에 들렀더니 오쿠라가 제철인가 봐요. 오쿠라 한 망태기에 100엔을 넘지 않는 착한 가격의 오쿠라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하지 않겠어요? ^^ 일단 사들고 와서 다음날 점심을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내 맘대로 바쿠단 동~
오쿠라 껍질이 약간 까칠해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복숭아처럼 피부가 가려워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찾아보니 망태기에 들어있는 채로 문지르면 잘 씻긴다고 하더군요. 저는 오쿠라가 망에 들어있는 채로 소금 묻혀서 비볐더니 까칠한 것도 없어지고 살균 작용도 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망에서 꺼내 꼭지 둘레 돌려 깎기.
Good Job !
레인지에 살짝 돌려서 채에 받쳐 물을 뺀 두부와 밥 위에 깨끗이 씻은 오쿠라 송송 쓸고 낫또와 냉장고에 굴러 다니는 반찬 히지키(톳)와 다카나를 넣고 비주얼을 좀 갖추느라 계란 노른자 살짝 올려서 와사비 간장과 함께 오오토야 바쿠단 동을 흉내 내 보았더니 꽤나 괜찮은 건강한 밥상이 되더군요. 이 더운 여름에 가스불도 사용하지 않고 건강에도 좋은 간단 메뉴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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