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우리 모두가 나이(歳)의 과도기인 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의 나이가 갑자기 한두 살씩 적어지는 평생에 한 번뿐인 이벤트라고 생각해요. 특히 해외에서 만 나이로 세고 계셨던 분은 이제야 친구들과 동갑내기가 되는 기분이실 겁니다. 저는 현재 일본에서는 지천명이라고 하는 나이인데 친구들은 이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6월 28일이되면 친구들도 저와 같은 지천명이 된다고 합니다. ^^; 지천명의 마지막 해인데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싶어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고생 보따리를 샀습니다.
예전에 완행열차로 돗토리현에 도전해 본 적이 있는데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함께 갔던 멤버들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 말은 바로~
너무너무 좋았어...!! 두번은 못 하겠다~ㅠ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말이 있죠.
저는 인간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아요.
돗토리현 도전기에서 했던 犬고생은 까맣게 잊고 언제부턴가 저는 청춘 18 티켓으로 아키타로 가는 노선을 검색하고 있더라고요. 아키타현은 동경에서 신간센으로 가도 약 4시간 걸리는 약 662Km의 거리(후쿠시마경유)인데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간다는 건 보통의 시내전철을 타고 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강남을 출발 2호선을 타고 신도림을 가서 경인선 타고 인천으로 가서 거기서 다시 일반노선 전철로 대전을 가고.... 를 거듭해서 부산이나 목표를 향해 간다는 거죠.(예를 든 거라 노선이 엉망일 수 있음..^^)
목적지를 아키타현으로 잡은건 아키타현에서 출발하는 제가 좋아라~하는 예쁜 열차가 그 곳에 있습니다. 아키다현은 혼자 가기엔 너무 먼 길이기도 하고 승환 9회라는 난코스이므로 함께 고생스럽게 예쁜 열차 타러 갈 멤버를 모집했습니다. 다행히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지천명의 여인네들이 나타나줘서 4명의 멤버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이 이번 여행에 타고 갈 열차 노선과 지도입니다. 여행 스케줄은 매우 심플합니다.
1일차 | 하루종일 열차타기 (동경에서 아키타 가기 ) |
2일차 | 예쁜열차 타기 (예쁜열차의 이름은 리조트시라카미) |
3일차 | 하루종일 열차타기 (아키타에서 동경오기) |
가는 노선과 오는 노선은 같은 곳을 왕복하는건 재미없으니까 후쿠시마 방면으로 갔다가 니카타 방면으로 오는 걸로.. 위의 여행노트 지도에서 보시면 붉은 형광펜이 오고 가는 길을 표시한 것입니다. 예전 돗토리현은 지도 왼쪽으로 왼쪽으로 가는 루트였는데 이번 아키타현은 지도 윗쪽으로 윗쪽으로 가는 루트 입니다.
■여기서 산수문제!
오고가는 노선과 예쁜 열차도 다 청춘 18 티켓 사용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린카와 리조트시라카미호는 별도추가요금이 있습니다만.. 그럼 청춘 18 티켓은 몇 장이 필요할까요?
정답은 4명 × 3회분 = 12회분이 필요하므로 청춘18티켓은 3매(5회분이 한 세트)를 구입한다.
입니다. 갔다가 오면 3회분이 남게 되는 거죠..사실 1회분은 제가유메테라스에 가면서 벌써 사용을 했기 때문에 아키타현 여행이 끝나면 2회분이 남게됩니다. 산수문제가 이해가 되실런지..ㅎㅎ 나중에 이렇게 쓰고 남은 청춘18 티켓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포스팅도 해 볼까 합니다.^^
프로젝트 실천 당일 새벽 5시에 집을 출발 약속장소인 우에노역으로 갔습니다. 동경은 봄인지 여름인지 모를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고 촉촉한 비까지 내리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집에서 출발 우에노역에 모인 여인네 네명은 아키타까지 갈 체력을 아끼기 위해 첫 차는 그린카를 타기로 했습니다. 우에노에서 우츠노미야(약 103분)는유일하게 그린카가 있는 구간이었거든요. 하루 중에 편안한 식탁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이 시간을 놓칠 수 없어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싸 온 음식물과 함께 알코올도 주유 해 주었습니다. 이번 dog고생 도전 여행에 성공을 빌며..
청춘18 티켓 완행열차 프로젝트에서 box형 좌석이 있는가, 열차안에 화장실이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관건입니다. 열차 좌석엔 롱~시트와 박스시트가 있는데 롱~시트는 장시간 앉아 있기도 불편하고 멤버들이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없기에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래의 가운데 사진이 박스형 좌석입니다.
그리고 화장실이 열차에 없는 경우엔 부득이 내려서 볼 일을 봐야하기 때문에 승환시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노선은 비교적 박스시트도 많았고 화장실은 모든 열차에 있었습니다! 지방으로 갈 수록 열차의 칸 수가 적어지는데 2칸짜리 열차에도 화장실이 있더군요. 아마도 역과 역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준비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눈구경한 지가 몇 년은 되었는데 동경의 봄날씨로 출발해서 열차로 네댓 시간 가다 보니 눈이 펑펑 내리더군요. 몇 년 만에 멋진 설경을 실컷 감상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호텔방이 두개인지라 누가 누구와 함께 방을 쓸 것인지 편을 정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철안에서 긴~시간 동안 할 일이 별로 없다는 거죠.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잠도 자고, 승환시간에 여유가 있는 곳에선 밥도 먹고, 승환시간이 짧을 땐 콤비니 밥과 빵을 후딱 사서 열차에 타서 눈치 보며 먹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며 달리다 보니(제가 달린 건 아니고 열차가~) 목적지인 아키타역에 계획한 시간~ 8시12분에 도착 했습니다.
빰빠라~빰빰빰~~~
■ 총정리
집에서 4시 50분 출발 아키다역 도착 오후 8시 12분
총 이동거리 : 593.2Km (신간센보다 빠른 길로 가는군요..ㅎㅎ)
총 이동시간 : 15시간 22분
전철 탄 시간 : 약12시간 30분 (그린카 이용 1시간 43분)
승환 횟수 : 9 회
차비 : 청춘 18티켓 1회분 2,410엔 + 그린주말 800엔 = 3,210엔
전철 타는 시간도 길었지만 글도 길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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