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이 표준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오래전에 짜장면도 표준어가 되었군요. 어려서부터 짜장면을 먹었던 저는 자장면은 여엉 맛이 없게 느껴져서리..
2011년 8월 31일, 국립국어원은 '자장면'만 표준어로 삼는다는 원칙을 변경해 '짜장면'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19890599
저의 사춘기 시절의 라디오 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서 이문세 님 본인 사연이었는지 엽서사연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금식환자였다는군요. 옆에는 깁스 환자여서 음식이 자유로왔나 봅니다. 매너가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이었는지 금식환자는 고려하지 않고 외부에서 음식을 시켜 먹더래요. 설렁탕, 육개장 하물며 닭까지..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참기 어려운 음식이 바로 짜장면이었다고..
이렇듯 짜장면은 냄새도 맛도 먹지 않고는 못 배기는 우리의 솔푸드(soul food)입니다. 저 역시 일본에 살면서 항상 그리운 음식이 짜장면이지요. 일본에서도 전화 한 통이면 배달되는 동네도 있습니다만 저희 집에서는 꼭 전철을 타고 이동해야만 합니다.
작년에 우에노에 홍콩반점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나마 우에노는 저희 집에서 전철로 40분 정도로 가까운 편인 데다 승환 하지 않고 갈 수 있거든요.
요즘 부쩍 짜장면과 탕수육이 생각나는 겁니다. 그래서 더운 여름 내내 만나지 못했던 동경에 사는 언니와 짜장면 집에서 도킹을 했습니다. 그 언니는 얼마 전 한국에 다녀왔는데 짜장면을 먹지 못하고 와서 마침 아쉬웠던 참이라고 우린 통했습니다.^^
빨간 인테리어의 실내는 깔끔하고 깨끗했습니다. 가게 이름이 홍콩반점 0410이어서 0410이 무슨 뜻인지 가게분께 여쭈었더니 모르시더라고요. 네이버한테 물어봐 달라고..
나무위키에 이유가 잘 나와있었습니다.
'0410'은 백종원 본인의 저서 '전문식당'에서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 마지막 4자리임을 밝혔다. 홍콩반점보다 먼저 연 해물떡찜 0410의 브랜드명을 고심하던 중, 사람들이 호기심 가질 만한 요소를 집어넣기 위해 떠올린 아이디어다.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라니 성공하셨습니다.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켰는데 방금 튀긴 빠삭하고 따끈한 탕수육이 먼저 나왔습니다.노란무도 공짜입니다. 아들아이가 어릴 때 한국에 가서 가장 놀란 게 중국집에서 만두와 노란무를 공짜로 주는 문화라고 하더군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짜장면 보이시나요? 완전 감동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와의 대화는 나중으로 미루고 침묵 속에 짜장면 한 그릇과 탕수육을 순식간에 비웠습니다.
전화 한 통에 짜장면이 배달되어 왔을 때 해외에서 항상 짜장면을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한번쯤 떠올려 주시고 맛나게 드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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