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엔 중국에 없는 짜장면이 있다면
일본에는 이태리 없는 스타게티 나폴리탄이 있다?
몇 년 전에 TV방송에서 스파게티 나폴리탄이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고 발상지를 찾아보다 우연하게 저의 생활권 내인 호텔 뉴그랜드 (Hotel New Grand)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나폴리탄을 먹으러 갔습니다.
방송에서 콕~! 집어 가게이름이 나왔던 것도 아니었는데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10팀의 대기가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엔 무리가 있어 재빠르게 포기를 하고 되돌아 나오는데 예쁜 정원이 보이더군요.
정원을 통하는 길이 지름길일듯하여 정원을 향해 돌진(?)하던 순간
쾅~
전면이 유리였는데 그걸 모르고 정통으로 부딪친 것입니다. 눈물이 흐르고 코도 너무 아픈데 그 보다 더 레스토랑 앞에 대기하고 서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창피한 마음이 우선이라 일단 도망치 듯 나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눈 안에서 검은 용이 왔다 갔다 하는 현상이 일어나서 안과에 갔더니 망막이 찢어져 비문증이 생긴 것으로 망막 박리 일보직전이라 레이저 수술을 했습니다.
※망막박리(網膜剥離)란.. 안구 안쪽에 있는 망막이라는 막이 벗겨져 시력이 저하되는 병
※飛蚊症. 눈앞에 먼지나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떠다니는 것을 느끼는 증상이다.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점이나 실타래가 손으로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고, 위를 보면 위에 있고, 오른쪽을 보면 오른쪽에 있는 등 시선을 바꾸는 대로 이물질의 위치도 따라서 함께 변하는 특성을 지닌다.
나폴리탄 스파게티 원조 한번 먹어보려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나폴리탄에 대해서 미련도 없이 살고 있었는데 며칠 전 웹서핑 도중 나폴리탄 스파게티 원조가 뉴 그랜드 호텔이 아니라 센터 그릴이라는 글이 보이는 겁니다. 제 눈은 그때의 후유증으로 평생 안고 가야 하는 검은 벌레들이 눈 안에 서식하고 있는데 말이죠..
내 눈 돌려줘~~~
연도상으로 뉴 그랜드 호텔이 먼저인 건 맞는 듯합니다만, 저는 센터 그릴이 원조인 걸로..^^
유리를 너무 깨끗하게 닦아 놓았던 호텔 측에 대한 소소한 복수를..
일본 나폴리탄 스파게티의 발상지인 「센터 그릴」 미국풍 양식집입니다. 이태리가 꽉 움켜쥐고 있는 파스타를 일본에서 미국풍 양식집에서 처음 만들었다니 뭔가 굉장히 짬뽕된 느낌입니다.
위치는 JR사쿠라기쵸역(桜木町駅)에서 내려 노게(野毛) 방향으로 상점가를 조금 걸으시면 됩니다. 점심시간이었는데 상점가가 매우 한산하더군요. 아마도 저녁에 불 밝히는 그런 곳 같습니다.
1층엔 카운터가 있고 저는 2층으로 안내를 받아 가파른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오래된 가게답게 실내 장식으로 요즘 보기 드문 전화기가 놓여 있더군요.
요일별로 정해진 런치메뉴가 가성비가 좋더구먼 아쉽게도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금요일 런치(그날을 목요일이었음)에 들어 있어서 저는 단품으로 주문했습니다. 처음 물 한잔은 점원분이 따라주고 두 잔 째부터는 셀프라고 합니다.
양철 접시에 담긴 따끈따끈하고 약간 굵은 스파게티는 알단테보다는 약간 부드러웠고, 케첩의 단맛이 강했습니다.
※알 덴테(al dente)는 특히 파스타에서 치아를 통해 건면의 씹는 맛이 느껴질 정도로 익은 상태를 뜻하는 요리 용어
단짠을 고르라면 짠에 가까운 편인 저의 입맛으로는 반쯤 먹으니 단맛이 약간 질리는 듯하여 타바스코를 잔뜩 뿌려서 얼큰한 스파게티로 먹으니 일품이었습니다.(내돈내산)
맛나게 먹고 나오면서 만들어 주신 어르신께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수줍게 웃으시더군요. 사진 찍어도 되냐 여쭈었더니 흔쾌히 오케~하셔서 사진 한 장~
평일 런치가격(税込) 880엔 ~ 1,350엔
스파게티 나폴리탄(税込) 900엔
잘 먹었습니다
고치소우사마데시다(ご馳走様で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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