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추석을 쇠지 않기에 추석이라고 집에서 딱히 뭔가를 만들지는 않습니다만 이 시기가 되면 이곳저곳에서 등장하는 메뉴가 있는데 바로 츠키미(月見)〇〇입니다. 츠키는 일본어로 달(月). 미 (見) 루는 보다라는 뜻이니 달보기 대보름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츠키미란 아름다운 보름달을 바라보는 가을 행사로 헤이안 시대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달맞이의 날에는, 스스키나 경단 등의 제물을 올리는 것이 풍습입니다만 현대에서는 인테리어나 디자인의 식기로 달맞이 기분을 맛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출처 山田平安堂 https://www.yamada-heiando.jp/media/tsukimi/>
명절이 다가올 때 해외에 사는 사람은 향수병이 최고조를 이루는 시기입니다. 친척들이 모여 지지고 볶던 명절의 분위기가 그립고, 이곳에선 평일인데 긴 연휴인 것도 부럽고..
그래도 요즘은 대부분 가족 톡방이 있고, 무료 영상 통화가 가능하니 예전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우리의 추석을 알려주고자 먼 곳 한국시장까지 가거나 비싼 송료를 지불하고서라도 꼭 송편을 구입했습니다. 이젠 아이도 어른이 되어 분가하고 평일에 음식장만 하기도 번거로워서 추석 음식을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추석인 어제 규동으로 유명한 요시노야(吉野家)를 지나치다 츠키미 메뉴를 보고 들렀습니다. 메뉴의 사진처럼 예쁜 달이 올려져 있는 게 아니라 날 계란을 따로 주더군요. 그래서 제가 매우 조심스레 깨뜨려 올렸는데도 예쁜 보름달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추석 차례음식을 북적거리는 분위기에서 먹는 상상을 해서 그런지 혼자 테이블에 앉아 먹는 츠키미 규우갈비동은 그다지 맛있지 않더군요. 짜고 달고...(아마도 기분 탓일 겁니다.) 역시 요시노야에서는 가장 저렴한 대표 음식 규동을 먹던지 아니면 카레는 추천입니다.
올해는 오늘이 연휴 마지막이지만 추석연휴에 일본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듯하니 요시노야 이외에 츠키미 메뉴를 알아보겠습니다.
여담인데요..일본은 영어 발음을 카타가나를 그대로 발음하기에 좀 이상하게 들립니다. 일본생활 초창기에 회사 동료가 맥도널드를 마쿠도나르도라고 해서 듣는 순간 참지 못하고 폭소를...
동료에게 웃은 이유..뒷수습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그 어떤 츠키미 메뉴들도 우리의 추석음식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내년엔 휴가를 자알 활용해서 우리의 추석음식을 먹으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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