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키벤은 철도역에서 여객용으로 판매되는 도시락이다.
일본에 와서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외부로 밥을 나가는 사람보다 본인 책상앞에 앉아 도시락을 까 먹는 사람들이 많음에 놀랐습니다. 회사원의 기쁨 삼삼오오 모여서 부대찌개 하나 시켜놓고 와글와글 떠들며 먹는 맛인데 말입니다.
어쨌든 일본 사람들의 이런 도시락=벤또~사랑은 에끼벤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 고장의 명물을 넣은 도시락을 역마다 판매하고 있습니다. 에키벤의 시작이 1885년 7월 16일 토치기현(栃木県)의 우츠노미야역(宇都宮駅)에서 판매한 오니기리가 시초라는 설(説)이 있으니 그 역사도 꽤나 오래되었네요.
동경역 에키벤 판매처 마츠리(祭)의 모습입니다. 평일 7시 조금 지나 갔었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새벽부터 에키벤 찾는 분이 이리 많다는 데 놀랐습니다. 요일 상관없이 5:30부터 22:00까지 영업하니 새벽 여행객도 구입이 가능합니다.(시간은 변동가능성 있으니 항상 新着情報확인을..)
에키벤야 마츠리(駅弁や 祭)의 건너편(앞집) HANGATAYA의 모습인데 마츠리에 비교적 한산한 모습입니다. 이곳은 오미아게와 도시락을 모두 팔고 있고 도시락의 종류는 많지 않았습니다.
청춘 18열차 티켓으로 여행을 하면 다 좋은데 이 에키벤을 맘대로 먹을 장소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하철 4호선에서 도시락 펴 놓고 먹으면 다들 쳐다보겠죠? 역원님 불러서 쫓아낼 지도.. 청춘 18 티켓 여행으로 이루지 못한 꿈(?) 에키벤 먹기를 실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걱정꺼리가 생겼어요. 에키벤의 종류가 너무너무 많습니다. 한 끼에 서너 개를 먹을 수도 없고 하나를 먹는다면 뭘 먹어야 좋을지...
제가 이 날 하루 중 에키벤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두번 있었습니다. 동경에서 아오모리 갈 때, 그리고 아오모리에서 동경으로 올 때. 그래서 동경출발 시엔 동경의 에키벤을 아오모리 출발 시엔 아오모리 에키벤을 먹자 정했습니다. "동경역에서 다른 곳 에끼벤을 산다고?" 하는 의문이 드시는 분을 위해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동경역에서는 전국 각지 인기 에키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행 전에 동경역 에키벤 인기순위를 조사했더니 1등은 아니었지만 먹어 보고 싶은 후카메시 에키벤이 있었습니다. 가격도 착한 편이고 아무래도 찬 도시락은 기름기가 없는 게 좋을 거 같았거든요. 미리 조사한다고 해서 내 입에 꼭 맞는 걸 산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직접 가셔서 구입하시려면 정말 선택이 곤란하실 수 있으니 대략 정하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도시락 온통 덮은 조개가 적절한 간이 배어 있어 맛났습니다. 동경의 명물이 왜 아사리(조개)일까? 생각해 보니 동경만(東京湾)에서 잡았게 아닌지라는 추측을 해 보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도쿄 명물, 후카가와 메시(深川めし)
조미료의 맛을 끓인 찹쌀밥에, 에도 감미소와 생강으로 담백하게 마무리한 조미료의 후카가와 조림과, 향기 풍부한 우엉의 볶음 조림을 담았습니다.
아오모리에서 동경으로 오는 길의 에키벤입니다. 미리 검색해 가진 않았는데 이것저것 모양새 좋게 들어있는 도시락을 샀습니다. 위 사진에 살짝 보이는 맥주와 함께..^^;
※즈쿠시(づくし)란
사전적 의미는 동등한 것을 모두 열거하는 것입니다. 에키벤은 이것저것 들어있다는 뜻이죠^^
따끈따끈하게 금방 지어먹는 밥에 비하면 뻑뻑한 도시락이지만 여행기분을 한층 업 시켜준 맛을 더하면 에키벤은 최고의 밥이자 안주입니다. 예전 아오모리 여행 준비하면서 "요거요거~먹을 거예요"라고 말씀드리며 당일치기에 다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을 했더랬는데....
↓↓요기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역시나 동경에서 아오모리까지 당일치기로 가면서 맛집 순회까지는 무리였습니다.
특히 아오모리현의 미소카레우유라면은 무슨 맛인지 꼭 먹어 보고 싶었는데 하필이면 그날 정기휴일이었습니다. 가게가 유명맛집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동네 분들에게 여쭈어 보면 더 맛난 집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물었습니다. 본인은 유명하다는 오오니시(大西)보다 더 맛난 것 같다고 하시면서요. 맛의 삿포로 아사리(味の札幌 浅利)
어머나~ 이곳은 정기휴일도 아닌데 임시휴일이었습니다. 삼세판이다 또 물어 찾아간 곳..마루카이 라면집(まるかいラーメン)
아쉽게도 미소카레우유라면집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미소카레우유라면은 다음에 먹으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까? 싶었어요. 저희가 찾던 라면은 아니었지만 아오모리 현지인분이 알려주신 현지인에게 사랑 받는 집입니다. 메뉴는 간장(쇼유)라면 딱 한가지로 대(大)와 중(中)로 구분됩니다. 가게 근처에서 부터 멸치국물 냄새가 진동을 해서 엄청난 멸치국물 맛이 날 줄 알았는데 막상 맛을 보니 멸치냄새는 나지 않고 매우 깔끔한 국물이었습니다.
이 포스팅으로 신간센 타고 아오모리 가기 여행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아오모리 당일치기 여행 포스팅을 마무리하면서 청춘 18 티켓 이용여행과 비교해 보면..
■ 장점
- 먼 곳까지 당일로 다녀올 수 있다
- 에키벤을 맘 놓고 먹을 수 있다
- 갈아 탈 염려가 없어서 맘놓고 쉴 수 있다
■ 단점
- 창문 크기가 작아서 밖에 잘 보이지 않는다
- 너무 빨리 달려서 창밖의 경치를 충분히 즐기기 어렵다
- 차비가 항상 저렴한 건 아니다(기간 한정을 이용하자)
무엇을 타고 가든 여행은 항상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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