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1호점이 생기면서부터인지 그전부터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동경의 카페거리 명소로 떠오른 기요스미시라카와(清澄白河)가 궁금하여 어느 날 기요스키시라카와 역으로 향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도영오에도 선(都営大江戸線)으로 가야 하더라고요. 동경메트로한조몬 선(東京メトロ半蔵門線)으로 가셔도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고 많은 분들이 익숙한 역이름이 보입니다. 신주쿠, 요요기, 롯폰기.. 워낙 유명한 동경의 중심도시들이죠. 기요스키시라카와 역은 우리가 잘 아는 동경의 중심지에서 전철을 갈아타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기요스미시라카와.. 카페거리 맞나요?
제가 생각하는 카페 거리는 이대입구에서 신촌의 카페거리, 홍대 앞의 카페거리, 방배동의 즐비했던 카페들이 있어야 하는데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카페는 보이지 않고 그냥 평범한 동네였습니다. 평범한 동네를 더위를 뚫고 조금 헤매다 10분 정도 걸어가니 갑자기 나타난 창고 같이 생긴 건물이 블루보틀이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일본 제1호점의 블루보틀입니다. 더운 날씨에도 밖에서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저는 걷느라 지치고 너무 더워서 일단 카페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최초의 블루보틀
1600년대 말, 중부 및 동부 유럽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던 터키군은 1683년 비엔나에 도착했습니다. 군에 포위되어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비엔나 사람들은 터키 군의 포위망을 뚫고 인근에 주둔해 있는 폴란드 군대에게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해줄 특사가 필요했습니다. 이때, 터키어와 아랍어에 능통한 프란츠 조지 콜시츠키(Franz George Kolshitsky)가 터키군으로 위장하여 이 일을 수행하기로 합니다. 위험천만한 위기의 순간을 여러 번 넘긴 후 마침내 콜시츠키는 모든 임무를 용맹하게 완수해내고, 곧 다가올 폴란드의 지원 소식을 비엔나에 다시 전하게 됩니다.
그 해 9월 13일, 터키군은 결국 가지고 왔던 모든 것을 남겨둔 채 격퇴되었고, 그중에는 낙타 먹이로 보이는 이상한 콩이 잔뜩 들어있는 천 꾸러미도 있었습니다. 아랍 국가에서 여러 해 살았던 콜시츠키는 이 콩들이 바로 커피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비엔나 시장에게서 받은 상금으로 커피를 사고, 중부 유럽 최초의 커피 하우스(The Blue Bottle)를 열어 비엔나에 커피를 소개했습니다. <출처 https://www.bluebottlecoffeekorea.com/about/our-story>
카페 안에 들어가서 처음 느낀 건 내부장식에 돈은 별로 안 들어갔겠구나~! 였습니다. 보통의 창고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커피기계와 테이블 가져다 놓은 듯한 분위기.. 다른 말로 하면 휑하지만 깔끔하다라는 느낌과 높은 천장 덕분에 개방감이 좋았습니다.
커피는 뜨거운 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이 날은 어찌나 더운지 아이스 커피를 시켰습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커피를 주문하시던 형님께서 "한국엔 얼죽아~ 아이가(경상도 사투리)"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어요. 제가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으니..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저는 더죽아~(더워 죽을 거 같아서 아이스커피)였습니다. 커피 종류가 많아서 고를 수가 없어서 추천 아이스커피와 스콘을 주문하고 번호를 받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손 닦으라고 준 일회용 타월이 도톰하고 폭신하여 매우 맘에 들어서 사진에 남겨 보았습니다. 커피 맛집(?) 답게 커피 향이 매우 좋고 적당히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과 따끈한 스콘이었습니다. 그런데 스콘은 역시 뜨거운 커피나 홍차가 더 어울릴 듯했습니다. 다음에 한번 다시 오는 걸로..
카페거리에 왔으니 다른 곳을 더 둘러보고 갈 예정이라 짐 되는 것은 사지 않기로 했기에 사지 않았습니다. (칭찬~^^) 시원한 곳에서 제가 잘하는 멍 때리기도 하고 들고 간 책도 몇 장 넘기다 나왔습니다.
포스팅하면서 한국의 블루보틀 1호점이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성수점이더군요. 한국 체인점도 실내장식에 돈 들어지 않았는지(깔끔한 실내를 표현한 것이니 오해는 하지 마시길요~) 확인하러 가보고 싶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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