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있는 요코하마의 날씨는 기온이 10도를 넘지 않는 쌀쌀한 날씨에 꿀꿀하게 흐리고 봄 비도 살짝 뿌리고 있습니다. 라디오를 들으며 일하고 있다가 한국 날씨도 비슷한 것 같아서 반가운 마음에 뜨끈한 국물이 시원한~~ 이로리 안 키라쿠(いろり庵きらく)라는 소바 집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이 소바집의 가장 큰 특징은 역 밖으로 나가지 않은 역내에 있거나 개찰구 바로 앞에 있다는 겁니다. 접근성(Access)만 좋다고 해서 소개해 드리면 안 되겠지요. 진정 일본의 샐러리맨, 학생 그리고 주부들이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지금은 남녀가 들어가는 가게가 구분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지만 30여 년 전쯤엔 주로 전철 고가밑에 있는 서서 먹는 소바집(立ち食いそば)은 암묵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가지 않았습니다. 단무지 조각을 잘 주지 않는 일본 식당에서 유일하게 단무지를 주는 곳이라 저는 애용하던 소바집이었습니다.
↓↓↓ 단무지 사연은 요기에..
다치구이소바집이 원조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30년 전에 먹던 소바집에서 나는 구수한 냄새가 같은 거 보면 원조 일거라 추측할 뿐.^^ 오래전과는 실내가 굉장히 많이 바뀌었습니다. 서서 먹는 곳도 있지만 테이블석도 카운터 석도 생겨났고 내부도 깔끔해서 젊은 여성들도 들어가기에 쉽습니다. 물론 저처럼 젊지 않은 여성도 얼마든지 들어가기 쉬워졌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문 옆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메뉴를 선택하고 티켓을 구입한 후 발권을 합니다.
한국어도 가능합니다. 현금과 교통카드만 가능하고 크레디트 카드는 사용할 수 없으니 참고하셔요~ 이용방법은 발권된 티켓 번호가 왼쪽표시판에 표시되는데 오른쪽으로 옮겨가면 완성된 것이니 가져다 드시고 다 드신 후엔 반납하시면 된다고 써져 있습니다.
주문하고 나서 5분도 되지 않았는데 제 번호가 완료로 옮겨갑니다. 기다리시는 동안에는 자리를 잡으시고 물과 수저 양념들은 셀프로 준비하셔야 하니 바쁩니다.
어느 휴일..
우리 동네에 없는 조금 큰 쇼핑센터에 가려고 전철을 탔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평소에 못하던 아이쇼핑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섰습니다. 당(糖)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제 나이엔 당 떨어지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소바 한 그릇 후딱 했습니다.
오늘처럼 쌀쌀하고 흐리고 비 오는 날은 소바국물맛이 어느 맛집 못지않은 일본 서민들의 진정 맛집입니다. 이로리 안 키라쿠에 우동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소바가 더 맛난 거 같으니 소바추천입니다.(완전 개인 취향임)
↓↓↓ 서민 우동집 추천은 요기
또 다른 어느 평일에..
차비가 비싼 일본에서 정기권은 전액 회사부담(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이라 그런지 회사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먼 사람들이 많습니다. 먼 집까지 가기 전에 요기 면하기에도 좋고 혼술이 땡길 때 좋은 장소 역시 이로리 안 키라쿠라 할 수 있습니다. 초이노미 세트(チョイ呑み セット)라는 메뉴가 있거든요.
※초이노미(チョイ呑み)란..
외식점에서 소량의 주류와 노브를 즐기고 단시간에 가게를 나가는 것
초이노미세트의 술종류와 안주는 체인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간 곳에서는 에비스 병맥주 소(334ml)를 주더군요. 작긴 하지만 병맥주 하나랑 먹기엔 초이노미세트 안주가 너무 부실한 듯해서 튼실한 튀김 한 조각을 더 시켜서 간단하게 한 잔~하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침 한끼로..
각 체인점마다 차이는 있으나 영업시간(대략 07:00 - 22:30)이 깁니다. 더욱 아침식사 한정 메뉴의 가성비는 매우 훌륭합니다.
맛집이라고 하면 웨이팅이 필수, 먹을지 안 먹을지는 선택인 경우가 많은데 전철역 안팎의 이로리 안 키라구(いろり庵きらく)는 웨이팅도 없고 일본 현지인들이 애정하는 스피드 맛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돈 내산)
※점포는 동경역을 비롯하여 요코하마, 아키하바라, 이케부쿠로, 오카치마치, 고탄다 등등 너무 많아서 나열이 어려울 정도이니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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