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선선(?)까지는 아니어도 숨이 막힐 정도의 더위는 어느 정도 가신 듯하니 정말로 야나가와 가와쿠다리(川下り)를 더위에 쫓기지 않고 즐길 계절이 온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득템 티켓인 야나가와 토쿠모리깃뿌로 가시면 좋은데 안타깝게도 아직은 재판매(再販売)의 기미가 없네요.
제 생각엔 토쿠모리깃뿌의 가장 큰 메릿트가 야나가와의 향토음식권인 듯합니다. 향토음식의 대표는 장어=우나기입니다. 그중에서도 우나기의 세이로므시(せいろ蒸し) 는 다른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명물 요리라고 합니다. 장어는 구워 먹는 게 보통인데 이곳의 우나기는 찐다고 해요.
세이로므시(せいろむし)란, 찜기에 식품을 넣고 아래에서 가열하여 수증기를 통과시켜 찌는 조리법. 또는 그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 널리 만들어진 것으로는 찐만두가 있고 고기와 생선도 증장으로 찐 방법을 사용하는 일이 있다. 후쿠오카현 야나가와시 명물의 향토요리에 '장어의 세이로찜'이 있다. 이것은 장어 가마야키의 양념장을 뿌린 밥을 1인분용 찜기에 넣고 가마야키를 얹어 찐 것이다. <출처 Wikipedia>
수분이 들어가서 그런지 우나기가 폭신하고 도톰해 보이죠. 그런데 사진이 커서 그렇지 우나기 양은 매우 적습니다. 양이 적어서 더 맛나게 느껴졌는지 입안에서 녹아드는 맛이었습니다. 아껴 먹느라 아주 고생했어요.
■ 사라야 후쿠류 (皿屋 福柳 さらや ふくりゅ)
[주소] 후쿠오카현 야나가와시 오키바타초 29-1
[영업시간]11시 30분~14시 30분(O.S.)
[정기 휴일] 목요일·제4수요일(공휴일의 경우는 변경 있음)
[요금] 장어 세이로 무시 2750 엔 ※ 기모 흡입
[액세스][전철] 니시테츠야나가와역에서 오키바타 방면행 버스 하나마에 하차 도보 약 5분
저희가 점심을 먹었던 역사가 느껴지는 사라야 후쿠류입니다. 더운 여름이지만 한창 휴가철이고 해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기자 명단을 이름을 올리고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다행히 내부는 외관보다 훨씬 넓고 멋있는 곳이라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반겨 주시는 언니가 있었어요. 더운데 밖에서 고생했다고 어서 오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창문으로 보이는 일본정원 모습과 튼실한 테이블에서 고풍스러움이 우러나왔습니다.
위와 같은 메뉴가 있으나 야나가와 토쿠모리 깃뿌의 식사권으로는 메뉴가 정해져 있어서 선택할 수 없습니다. 세이로므시 우나기 덮밥 정식이 식사권에 해당하는 메뉴입니다.
오키나와는 아니지만 상큼한 모즈쿠(이것 역시 주다 만 것 같은 양입니다)와 국과 단무지, 그리고 새카맣게 태운 생선구이 같은데 처음 보는 음식이 나왔습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렸기 때문에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니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었어요. 우나기 양은 매우 적었지만 간장에 비빈 밥은 인심 후하게 넉넉하게 주더군요. 처음 먹어보는 정체 물명의 태운 생선은 므츠고로(むつごろう)라고 하네요. 포스팅하며 찾아보니 요렇게 생긴 사진들이 나옵니다.
우리말로 찾다가 갯지렁이라고 써져 있는 걸 봤는데 정확한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맛은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입니다. (처음 먹으니 당연한가?) 살은 별로 없고 원래 이렇게 태우는 게 맞는지 조금 의심스러웠는데 다른 곳 사진에서도 새까맣게 찍혀 있더라고요. 태워 먹는 음식이 맞는가 봅니다.
사실 저는 야나가와 토쿠모리 깃뿌를 두 번째 사용한 것입니다. 4년 전에도 사용한 적이 있거든요. 그땐 지금 소개해 드린 사라야 후쿠류(皿屋 福柳)의 바로 옆집인 록큐(六騎 ろっきゅ)라는 곳에서 먹었더랬습니다.
사라야 후쿠류의 대기번호가 20여 번이었던 것에 비해 록큐의 대기가 100여 명~이나 됐었습니다. 두 곳을 개인적인 생각으로 말씀드리자면..
장어 덮밥의 내용물은 록큐가 충실했었던 듯(양적으로 맛은 비슷합니다)하고 그 외의 내부 분위기나 편안함은 후쿠류 쪽이 더 좋았습니다. 장어 덮밥과 분위기 중 개인의 취향에 맞는 선택을 하시고 대기번호 차이가 크다면 굳이 기다리실 필요까지는 없으실 듯합니다. 저는 장어의 양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사라야 후쿠류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내돈내산이므로 솔직 후기)
하루빨리 야나가와의 토쿠모리 깃뿌 판매중지가 해지 되길 바라며... 현재는 별로 쓸모없는 포스팅 이만 마치겠습니다.
※피에수
항상 웨이팅이 긴건 아닙니다. 저희가 갔던 날이 도요노우시노(土用の丑の日どようのうしのひ)라는 우나기 먹는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복날에 삼계탕집에 사람 많은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관광객은 물론 후쿠오카현 주민들도 많이 오셨어요.100번대~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덧붙입니다.
※피에수2
'므츠고로' 사진 보시고 노병님께서 '짱둥어'라는 답글을 주셨습니다. 노병님 감사합니다.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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