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맛집/일본

[동경의 신명소] 히비야 오쿠로지 (日比谷 OKUROJI)

komorebiA 2023. 9. 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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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일본이라는 땅에 발을 들여놓은 건 1980년대입니다. 첫 직장이 일본 관련 회사였는데 신입사원 연수를 6개월간 일본에서 보내게 되었어요. 당시 회사는 신바시(新橋)의 히비야(日比谷) 공원 근처였습니다. 

 

처음 일본에 오니 공항에서부터 짭쪼~름한 냄새가 나더군요. 집에서는 어찌어찌 구입한 김치를 먹을 수 있었는데(지금처럼 슈퍼에도 김치가 별로 없었어요.ㅠㅠ) 점심은 니글거리는 튀김이나 간장 맛이 찐한 돈부리 뿐이어서 김치 한 조각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신바시역 전철이 다니는 고가(高架橋) 밑에 서서 먹는 소바집(立ち食いそば)엔 모든 메뉴에 큼지막한 "다꽝~(단무지보다 절실한 느낌으로 다꽝~)" 하나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단무지 그릇에 따로 주는 게 아니라 그냥 우동그릇 안에 퐁당 빠져있는 단무지였는데 그게 어찌나 맛나던지 같은 연수생이었던 친구와 함께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잽싸게 단무지 먹으러 달려가곤 했었지요.

 

어느 날 일본인 동갑내기 친구가 대체 점심시간에 어딜 그리 달려가냐고 해서 맛난 우동집이 있다며 비밀스럽고 자랑스럽게 다꽝 맛집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보통 젊은 여성들이 그런 옷차림으로는 가지 않는 다며 이런 얼굴을 하더군요.

 

 

'맛만 있고 다꽝만 넣어주면 되지 밥 먹는데 남녀는 무슨..다꽝 맛집 괜히 알려줬네'

지금이야 혼밥도 보통이고 맛집은 남녀노소가 막론하고 줄 서서 먹는 시대지만 그땐 그랬습니다. 촌스럽게~

 

이런 촌스러운 추억이 있는 장소에 멋진 거리가 생겼어요!!

 

 

日比谷OKUROJI 에 대하여 

ひそむ、ひそむ、大人のたのしさ。(히소므, 히소므, 어른의 즐거움)

※히소므(ひそむ):숨어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안에 있고, 밖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잠재하다.

 

히비야의 안쪽에 숨어있는 어른들의 길로 메이지(明治) 시대에 만들어진 벽돌 아치를 살려 만든 깊은 자부심을 갖는 300m의 고가밑의 공간. <출처  오쿠로지 사이트 www.jrtk.jp/hibiya-okuroji/>

입구에 들어서서 본 모습

2020년 9월에 생겼다고 합니다. 거리도 깨끗하고 음식점과 상점들이 깔끔하고 깨끗했습니다. 오피스 걸이 들어가지 못하던 그다지 깔끔하지 않았던 서서 먹던 조금은 지저분했던 소바집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습니다.

 

히비야 오쿠로지 가시는 길

  • JR 야마노테선, 게이힝토후쿠선 「유락초역」 도보 6분
  •  JR 야마노테선, 게이힝토후쿠선, 도카이도선, 요코스카선, 유리카모메 「신바시역」 도보 6분 
  • 도쿄 메트로 히비야선, 치요다선, 도에이 지하철 미타선 「히비야역」 도보 6분 
  • 도쿄 메트로 마루노우치선, 히비야선, 긴자 선 「긴자역」 도보 6분

웨이팅 하는 의자도 매우 푹신해 보입니다. 럭셔리한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을 거 같아요^^;

 

소면 전문점에 세계 3대 진미라고 하는 트러플(Truffle) 향의 까만색 소면이 궁금했는데 마침 식사모임이 있어서 가는 길에 들른 거라 다음에 가 볼 음식점 리스트로 구글에 보존하고 가던 길 가는 걸로..

세계 3대 진미: 캐비어, 트러플, 푸아그라를 말하며 일본에서 유래한 것으로, 실제 서양에서는 지명도가 없는 기준이다. <출처 위키피아>

휴식하라는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야 할 곳을 쳐다보니 반쯤 왔나 봅니다. 의자에 앉아서 혹시 위에 전철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기울여 봤는데 생각보다 큰 소음은 나지 않더군요. 흔들림도 거의 없었습니다. 전철 지나는 소리에 밥 먹다 놀라는 일 있을까 봐 조금 걱정 됐었거든요.

 

 

히비야 구루메 존~ 원 코인 500엔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어요. 동경 한복판에 이런 곳은 정말 가성비가 좋네요. 다음엔 소면도 먹고 원 코인 점심도 먹으러 와야겠습니다.  문을 열지 않은 가게 들(준비 중)도 꽤 되더라고요. 오픈 시간이 PM 4시 이후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엔 훨씬 더 북적거리는 번화가로 변할 듯싶었습니다.

 

OKUROJI를 빠져나와 밖에서 본 뒷길의 모습은 내부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오른쪽이 오쿠로지이고 그 위가 전철이 지나가는 고가입니다. 오래전 다꽝 빠뜨린 우동집이 없어진 건 조금 서운했지만 새로운 명소가 생겨서 기쁩니다. 갈 곳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요.

 

 

가까이에 북해도가 있어요^^

 

 

[밥술집정보] 동경의 북해도(北海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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