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눈 티 문화는 영국의 귀족 부인인 베드포드 공작부인 마리아 안나에게서 시작되었다고 추정된다. 당시 영국의 귀족들은 아침을 먹은 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저녁 8시경에 만찬을 먹었기 때문에 낮 시간대에 허기가 오는 경우가 있었다. 마리아 안나는 이러한 이유로 낮에 차와 간단한 다과를 먹었고 이때 자신의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애프터눈 티 문화가 영국 전체로 번져나갔다고 한다.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기고 싶은 특별한 날이 있지요. 그러려면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합니다. 휙휙~ 가버리는 빠른 세월에 그날이 그날 같이 느껴져서..
저희 엄마는 오랫동안 당뇨로 집에서 본인이 인슐린 주사를 놓으셨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본인이 자신을 찌른다는 게 참 힘드셨을 것 같은데 저는 주삿바늘을 무서워하는 터라 한 번도 주사를 놓아드린 적이 없었네요. 그 대신 어려서부터 엄마가 드시지 못하는 달달구리는 엄마 앞에서 먹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희 엄마는 달달구리를 좋아하시는 편이셨어요. 특히 데미소다 오렌지를. 저희가 못 드시게 하니까 냉장고 안쪽에 몰래 넣어 두시곤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 제가 엄마 앞에서 단 것을 먹으면 안되었기에 저도 참았습니다! 효녀였죠..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 위와같은 이유로 어려서 단것을 많이 먹지 않아서 그런지 어른이 되어서도 마구 달달한 것을 찾아다니거나 그러진 않는데 층층 예쁜 과자와 케익이 올려진 애프터눈티는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습니다. 딱~한번 하는 일인데 이왕이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서 50대의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생일을 애프터눈 티 디데이로 결정했습니다.^^;
요코하마 앞바다가 보이는 건물의 건물에 위치한 레스토랑입니다. 날씨가 흐려서 어둡게 나왔네요. 미리 예약을 해 두었더니 창가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시기별로 콘셉트가 있었는데 5,6월엔 장미의 계절을 상징해서 장미의 애프터눈티라고 합니다. 7월 1일부터는 섬머 애프터눈티라고 해요.
산뜻하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 약간 중후한 느낌의 실내장식과 굉장히 편해 보이는 소파 의자입니다. 그런데 너무 깊숙하게 몸을 감싸주어서 별로 편하진 않았습니다. 음식을 먹으려면 엉덩이를 앞으로 당겨 매우 불편한 자세로 앉아 먹어야해요.
메뉴의 사진과 똑같은 내용의 음식들이 나오고 자세한 설명도 친절하게 덧붙여 주었습니다. 음식에 나오는 장미들은 모두 식용이므로 먹어도 된다고도 했습니다. (왜 언더라인을 했는지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일 처음 테이블로 배달되어 온 따뜻한 스콘과 크림치즈, 블루베리 잼 그리고 오리지널 브랜드 티(처음 마시는 음료는 선택 불가.. 무조건 무조건이야~)입니다. 함께 간 30년지기 룸메는 스콘이 퍽퍽해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따뜻할 때 홍차와 함께 먹으니 맛나다고 하더군요. 저는 원래 스콘을 좋아하니 저의 감상은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여 패수~
※스콘은 맛집 같았습니다(개인감상임)
장미의 콘셉트답게 장미.. 장미스럽습니다. 컵 안에 들어있는 청사과 무스는 아무 맛도 안 났고 그라탕 맛이 나는 타르트와 부드러운 장미 크림이 올라간 촉촉한 빵이었는데 제 입맛에는 딱 맞았습니다.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너무 달았어요~
서두에서 설명드렸듯이 달달한 걸 많이 밝히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2층은 제겐 좀 달아서 쓴 커피를 주문해야만 했습니다. 차 종류는 위의 메뉴사진 오른쪽에 있는 것들이 모두 리필 가능합니다. 오늘은 커피 말고 다른 차들을 음미하고 싶었는데 매일 마시는 커피를 시키고 말았지 말입니다.
2층보다는 3층이 제 취향에 맞았습니다. 부드럽고 과자들도 괜찮았습니다. 그러다 유리병 안에 들어있는 장미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뚫어지게 쳐다보며 먹을 방법을 궁리 중이었는데 남편이 간단하게 해결했습니다.
별거 없더군요. 유리병을 거꾸로 들고 쑥~ 잡아 뺀다가 답이었습니다. 이제 유리병에서 꺼낸 장미만 먹으면 오늘의 체험은 완료됩니다.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 장미를 입에 넣고 씹었는데....
예쁜 건 보는 걸로 만족합시다!
■ 씨 가디언 III 소고 요코하마 점(バー シーガーディアンIII そごう横浜店)
● 장소 요코하마시 니시구 다카시마2-18-1 소고백화점 10층
● 영업시간 11:00~23:00
'일 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코하마] 현지인이라 알 수 있는 무료 쉼터~ ^^ (66) | 2023.07.16 |
---|---|
[슬기로운 일본살이] 초하루에 극장가기 (59) | 2023.07.01 |
은하철도 999를 닮은 天空에 가장 가까운 열차 HIGH RAIL 1375 (37) | 2023.06.21 |
배달도 안되고 일부러 찾아가야하는 한국음식 (47) | 2023.06.14 |
애드고시 합격으로 부자가 될수 있다? (37) | 2023.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