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일본이라는 땅에 발을 들여놓은 건 1980년대입니다. 첫 직장이 일본 관련 회사였는데 신입사원 연수를 6개월간 일본에서 보내게 되었어요. 당시 회사는 신바시(新橋)의 히비야(日比谷) 공원 근처였습니다. 처음 일본에 오니 공항에서부터 짭쪼~름한 냄새가 나더군요. 집에서는 어찌어찌 구입한 김치를 먹을 수 있었는데(지금처럼 슈퍼에도 김치가 별로 없었어요.ㅠㅠ) 점심은 니글거리는 튀김이나 간장 맛이 찐한 돈부리 뿐이어서 김치 한 조각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신바시역 전철이 다니는 고가(高架橋) 밑에 서서 먹는 소바집(立ち食いそば)엔 모든 메뉴에 큼지막한 "다꽝~(단무지보다 절실한 느낌으로 다꽝~)" 하나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단무지 그릇에 따로 주는 게 아니라 그냥 우동그릇 안에 ..